낚시와 자연

쏘가리와 배스 포식성 관찰에 대한 생각.

주말농부 2006. 9. 18. 14:48

 삭막한 APT에 살면서 우리애들과 마눌외 살아 있는 동물을 좀 키워보고 싶었다.

 작년 겨울에는 겨울내내 유정란을 구해다 병아리 부화 체험겸 탐구학습을 애들과 해보고,. 초봄까지는

 병아리를 아파트 베란다에다 키웠지만, 병아리들이 크가면서 닭똥냄새 와 키우던 종이 상자에서 날아

 나와 골머리를 앓다 처갓집에 닭장을 짓고 내려 보냈다.

 

 지금은 집에 20이 조금 넘는 쏘가리를 얻어다 30센티 가깝게 키우며 주말마다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 치어를 먹이로 잡아 넣어주고 있다.

 더불어 회사 숙소에 적당한 습도 유지와 퇴근후 숙소로 돌아 갈때 너무 삭막하여 작은 가물치를 한마리

 얻어다 키웠지만,. 지난번 교통사고로 2주 이상 돌보지 못하여 그만 죽이고 말았다.

 집에서 쏘가리와 가물치를 키우며 두차례 실패를 경험하다 보니 야생의 동물은 자연에서 스스로 살아

 가도록 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임을 다시 한번 느낀다.

 

 요즘 우리집 쏘가리를 자연으로 돌려 보내려고 고민중인데,. 가급적이면 쏘가리가 살아 가기 좋은

 여건에다 쏘가리 낚시꾼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돌려보내고 싶지만,. 어디가 좋을 지 모르겠다.

 

 각설하고!!!!!

 

 올해 배스루어 낚시를 다님면서 장소에 따라 배스의 먹이와 우리집 쏘가리의 먹이 활동을 통해

 나름대로 느낀점을 정리해 본다.

 

 1. 배스 탁월한 생존 능력(뱃속의 먹이를 통해 관찰한 결과)   

     배스 루어 낚시 조행은 남도의 처갓집(담양)주변에서 부터 전북권의 저수지와 강계, 그리고 충청권의

     저수지와 대청댐까지 폭 넓게 다니면서 잡은 배스는 대다수 현지의 낚시꾼에게 드리거나 여의치

     않으면 집으로 가져와 손질해서 아파트 경비 아저씨, 회사 통근차량 기사분, 그리고 회사에서 봉사

     활동을 하는 독거노인까지 골고루 나눠 드린다.

     잡아온 배스를 손질하다 보면 지역마다 배스의 포식대상 어류나 서식지의 환경을 조금씩 알수 있는데

     열악한 환경에서도 탁월한 생존능력을 발휘함을 느끼면서 새삼 놀라게 된다

 

  ㅁ 남도의 소류지 배스(담양 처갓집 인근의 소류지)의 먹이

      초여름 처갓집에 내려갔다 소류지에서 30이 좀 안되는 배스를 16마리 잡아  처갓집에서 내장을 빼고

      손질을 했는데,. 대다수는 공복의 상태였고, 3~4마리는 소화가 진행되는 것들이 나왔는데,..

      작은 수서곤충과 배스의 치어들이 들어 있었다.

      오래전 이곳은 살치가 참으로 많았고, 가물치와 메기도 있었지만, 배스의 확산과 더불어 살치는 완전

      자취를 감추었고, 배스외 다른 어종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물가 수초지대에는 심심찮게 2~3년생 배스들의 라이즈를 볼수 있는데,. 다른 어종의 작은 물고기가

      없어 물가로 돌아다니는 작은 배스 치어들을 덮치는 모습을 쉽게 볼수 있었고, 실제로 잡힌 배스의

      뱃속에는 작은 배스의 치어들이 많게는 2~3마리, 적게는 1마리 이상 나왔다.

      동족을 잡아 먹는 모습은 청주 인근의 소류지에서 초봄에 잡았던 4짜 배스의 뱃속에서도 나왔으며,.

      작은 치어가 아닌 1년이상 성장한 작은 배스를 잡아 먹은 것이 차이점일 뿐이다.

 

  ㅁ 조치원의 고복지 배스

      퇴근길에 조치원의 고복지 출조가 잦아지면서 집으로 가져온 배스들을 손질하면 블루길 치어들이

      주로 들어 있다 작은 블루길 치어들은 작년 가을쯤에 부화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2~3년생 배스들은

      대다수 블루길 치어들을 포식하고 있었다.

      오래전 고복지에는 많은 피라미가 있었으나 지금은 상류의 새물 유입구쪽에만 일부 남아 있고,.

      본류쪽에서는 피라미를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다.

      본류쪽 물가에는 배스 치어와 블루길 치어만 보일뿐이고, 어쩌다 바닥면과 돌틈으로 돌아 다니는

      밀어와 비슷한 작은 녀석들(정확한 물고기 이름을 모름)이 보일 뿐이다.

      90년대 중반까지 많았던 새우는 오래전에 자취를 감추었고,.. 고복지 2~3년생 배스는 불루길 치어를

      주된 포식대상임을 알수 있었다.

 

  ㅁ 최근 대전 장태산의 용태울지 배스 

      9월에 들어와 어제(일요일) 대전의 장태산 골짜기의 깊은 계곡형 저수지에서 20~30급 배스 5마리를

      잡아 집에서 손질을 하면서 살펴보니 3마리는 공복이었고(소화가 다되어 먹이를 알수 없고) 두마리

      에서는 각각 다슬기가 한마리씩 뱃속에 들어 있고, 메뚜기등 곤충류로 보이는 소화도중의 먹이가

      나왔다.

      딱딱한 다슬기를 포식한 것은 처음 보는 것인데,. 이것을 먹고 어떻게 소화를 시키며, 딱딱한 다슬기

      껍질은 어떻게 배설하는지 참으로 궁금하다.

 

 이렇게 배스들의 서식지와 먹이 환경에 따라서 먹이들이 다른데,. 열악한 환경에서도 적응력이 참으로

 탁월한 것 같아서 놀랄 뿐이다.

     

2. 우리집 쏘가리의 포식 패턴  

     우리집 쏘가리는 체장이 30센티쯤 됩니다만,. 주된 먹이는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는 인근 저수지에서

     배스와 블루길 치어를 잡아다 먹입니다.

     그동안 잡아다 넣어준 먹이감 중에는 약 15센티 정도 크기의 배스까지 잡아 먹는 모습을 볼수 있어

     배스와 쏘가리 같이 입이 큰 육식성 어종은 자신의 체장 1/2정도의 물고기까지 먹을 수 있음을 알수

     있게 되었지만,. 배스치어와 블루길 1~2년생을 잡아다 넣어 주면 물고기를 잡아 먹는 패턴을 알수가

     있는데,. 그 선택의 패턴은 다음과 같다.

 

    ㅁ 10센티 이하의 작은 체장의 배스와 5센티 이하의 블루길은 특별한 포식 패턴을 보이지 않는다.

        대체로 배스는 체고가 낮고 길이가 길며, 블루길은 체고가 높고 길이가 짧은데, 어느 쪽이나

        30센티급 쏘가리가 잡아 먹기에는 별 부담을 느끼지 않는듯 하다.

 

    ㅁ 15센티 전후의 배스와 7센티 이상의 블루길을 함께 넣어 줬을 경우에는 잡아 먹는 패턴은 배스가

        항시 우선된다.

        이는 등지느러미가 뾰족하며 체고가 높은 블루길은 먹기가 쉽지 않은 듯 하다.

        15센티 크기의 배스를 먹게되면 아랬배쪽에 먹은 물고기의 형상이 느껴질 정도로 크기만 배스는

        기어코 잡아 먹지만, 블루길은 8센티 이상이면 물었다 뱉고 하면서 먹지는 못하고 죽이고 만다

   

배스를 어항에 넣고 키워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배스도 쏘가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포식 패턴을 보이지

않을가 생각되는데,. 이는 블루길의 체고와 등지느러미의 날카로움에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따라서 피라미와 살치등 체고가 낮고 길이가 긴 물기기를 배스가 선호하지 않을까??

블루길보다 토종어류인 피라미와 살치가 격감함에는 이러한 영향은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고복지와 같은 환경에서 피라미의 개체수가 격감하고 불루길의 개체수가 줄어들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는 이면에는 이러한 상관 관계가 있지 않을지 모르겠다.

즉! 피라미나 살치, 새우등을 우선 잡아먹고 → 먹이감이 부족해지면 배스의 치어와 아주 작은 블루길

치어를 잡아먹고 → 큰 배스는 1년생 이상의 배스와 블루길을 잡아 먹는 패턴을 가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조만간 숙소의 가물치가 떠난 텅빈 수족관에 20이 좀 넘는 배스 1~2마릴 잡아다 넣고 배스 치어와

블루길 치어를 먹이로 넣어준후 배스는 어떠한 포식 패턴을 보이는지 한번 살펴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