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전원일기

10월 25일(화) 텃밭 풍경

주말농부 2011. 10. 29. 22:36

오랜 직장생활을 마무리 하고, 21세기 신 유목민으로 전락한 몇일간... 안산, 분당,화성등 새로운 일을 찾아서 정신 없이 다니다 보니?!

텃밭 관리는 뒷전이 되고, 주말에도 밭에 나가보지를 못했습니다.

 

10월25일 출장후 어두컴컴한 저녁에 추위에 약한 울금과 생강을 부랴부랴 수확하고, 11월말부로 계약이 만료되는 원룸 베란다에 키우던

양배추 모종도 컴컴한 밤에 하우스에 불을 밝히고 정식을 했습니다.

앞으로도 당분간 새로운 일자리와 Business로 정신 없이 빠쁘게 살아야 될 상황이라 월동 작물과 가을작물의 수확도 마무리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걱정입니다.

 

♣ 충청권에도 서리가 내린 날이 있었나 봅니다 .. 추위에 약한 생강,울금, 야콘 줄기 상태 

 

 

화요일 늦은 오후에 부랴 부랴 울금과 생강을 수확했습니다.

생강도 그럭저럭, 울금도 기대치 보다는 좋은 작황으로 알찬 수확을 했습니다만, 야콘은 시원찮아 보여서 그냥두고 종자로 사용할 생강과

울금이 동해를 입지 않토록 수확해서 집으로 가져 왔습니다.

 

♣ 땅속 항아리에 보관중인 씨감자... 여기저기 감자촉이 나오고 있네요.

항아리에 물이 많이 생긴다는 이웃 블로거 분들의 경험담을 듣고 씨감자를 넣기전에 보리수 가지를 잘라다 얼기설기 깔았습니다.

 

♣ 일조량이 부족하여 부실한 양배추 모종

 

새로운 일자리와 Business 준비로 이녀석들도 정식할 시간이 없을 듯 하여 급하게 화요일 밤 비닐하우스에 전등을 켜고 대충대충

정식을 해 두었습니다.

올해 양배추 모종은 이번이 세번째 정식을 시도해 보는 것인데, 그나마 비닐하우스 안에 40여 포기를 심을 공간이 있어서 호미로 파고 대충

심은 다음 물만 한번 주고 돌아 왔는데,. 이제는 벌레들의 극성은 없을 듯 하지만, 8월달 1차 정식, 8월말 2차 정식한 양배추도 1주일후

단 한포기도 남기지 않고 벌레들이 다 먹어 치웠던 경험을 했던 터라 좀더 지켜봐야 양배추 농사가 가능할지 알수 있을 것 같네요.

 

♣ 이제 다른 작물들을 한번 살펴봅니다. 

작년에 근대를 심어서 겨우내 요긴하게 띁어다 먹었던 하우스 한켠입니다.

날이 선선해 지고, 물조리로 물을 넉넉하게 관수했더니 여기저기서 근대가 발아되어 정신 없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하우스 안에 적당히 옮겨심고, 나머지는 뽑아서 버려야 겠지만, 좀더 자랄 때까지 두었다 솎아다 먹으야 겠습니다. 

 

김장무 파종시기에 파종했던 강화 순무입니다.

상당수가 벌레들의 공격에 죽고, 지난9월달까지도 벌레들에게 시달리던 순무에 액비와 물을 넉넉하게 관수를 했더니 뒤 늦게 생기가

돌고, 뿌리가 굵어지고 있습니다...  벌레들에게 시달림을 당하면서도 제법 뿌리를 키워 맛은 볼수 있겠네요.

 

작년보다 조금 일찍 파종한 시금치는 이제부터 굵은 것 부터 조금씩 뽑아다 먹어야 겠습니다.

퇴비를 정말 많이 넣었는데도 시원하게 자라주지는 않는군요... 그저 조금씩 성의 표시를 하면서 자라고는 있습니다.

 

올해는 여름상추를 거의 먹지 못했습니다.

작년에는 회사 텃밭에서 모종을 얻어다 심었던 탓에 여름에도 상추는 떨어지지 않았습니다만, 올해는 내가 직접 여름에 상추씨를 뿌렸으나

발아가 거의 되지 못했고, 뒤 늦게 뿌린 것들이 요만큼 자라주어 하우스 안으로 일부는 옮겨 심고 일부는 그냥 두고 봅니다.

 

양파? 실파... 직접 모종을 만들어 심은 양파인데, 이렇게 부실합니다.

겨울이 오기전 좀 실하게 자라줘야 혹독한 겨울을 날수 있을텐데.. 아직도 이리 부실하니?? 뭐가 될런지!!

인근 농협의 지인에게 양파모종 두어 판 구해 달랬는데, 여지껏 잠잠한 것으로 봐서는 올해 양파 모종을 구해다 심기는 늦었네요.

어떻해든 요녀석들 잘 살아서 내년봄에 쑥쑥자라야 양파는 자급자족 할 수 있는데요 (^^) 

 

 

벌렏들에게 띁긴 상흔이 아직도 생생한 배추입니다.

아주 굵은 통배추 되기는 진작에 글렀지만, 그래도 결구를 하고 있으니?! 조금 더 두었다 뽑아서 김장에 보태야 겠습니다.

 

 

위에 무는 청일무, 그리고 아래 붉고 흰 무가 함께 자라는 것은 일본씨앗의 믹서 무 입니다.

좀 늦었지만 심심풀이로 파종을 했는데, 청일무는 무는 별로 굵어지긴 어려울 듯 하고, 잎이 싱싱하고 좋아서 무청이나 만들어 겨우내

된장찌게에 넣어 먹으야 겠습니다.

아래 적,흰 혼합무는 아직 자잘한데, 김장 할때 알타리 무 김치와 비슷하게 통김치를 한번 담아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붉고 흰 무가 섞여서 색감은 좋을 것 같기도 하구요.

 

이번 김장철에는 김장용 양념으로 생강과 쪽파는 자급자족이 가능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쑥갓을 하우스 안에 조금 파종해 봤는데 발아율이 영 시원찮아서 서너포기가 겨우 살아 자라고 있습니다.

요것들 조금더 키운후 뽑아다 국수나 라면에 한번 넣어 먹으면 끝이네요 (^^)

 

작년에는 울금을 수확하여 잘게 썰어 비닐 하우스 안에다 말렸는데, 비닐하우스 천정에 결로된 물방울이 널어둔 울금위에 떨어져서

곰팡이가 죄 생겨 가루를 만들어 보지도 못하고 다버렸는데,.. 몇일간 유목민 생활을 하고 집에 돌아 왔더니 옆지기가 이렇게 깨끗하게

씻어 두었네요.

이번에는 이웃 텃밭의 지인댁 가정용 건조기를 빌려다 말려 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