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

이웃 농장 나들이 & 앵벌이

주말농부 2009. 9. 14. 19:23

지난주 토요일(9월12일) 이웃 농장의 선배(저보다 주말농장 관련하여 내공들이 다 높으신 분들입니다) 님들이 저의 풀밭(농장)에 놀러

오시며 중간에 철물점에 들리셔서 반생이(철사)와 파이프용 나사못, 경첩에다 집에서 연장까지 다 챙겨 오셔서 비닐 하우스 안에다

농기계를 보관할 창고를 지어 주셨습니다.

올 봄에 닭장을 짓겠다고 울타리용 철망(시판품이 아닌 제작품으로 가로 1.8m * 세로 1.8m 정도)을 6판 구해다 놓고도 어떻게 활용을

할줄 몰라 차일피일 하고 있었는데,. 인근 농장의 동호인이시면서 저에게 여러가지 농사 요령을 가르쳐 주시는 관재님이 답답하셨는지?

밭에 오시더니 바로 팔을 걷어 붙이고 점심도 거른체 농기계 보관 창고를 기어코 다 만들어 주십니다.

옆에서 조수 역할을 하면서 잘 못한다고 핀찬을 들어가며, 뚝딱뚝딱 농기계 보관창고를 짓고 있으니? 이번에는 구즉동 선생님께서

놀러 오셨습니다.

 

우리 밭에는 시원한 음료수 한병도 준비된게 없어 손가락 빨아야 할 상황에서 관재님과 구즉의 선생님을 모시고 인접한 식당에서 점심

식사라도 대접할려고 했더니?! 기어코 관재님 농장에 가서 밥을 지어서 먹자고 하십니다.

관재님 농장에 들려 저와 구즉선생님이 밭 구경하는 사이 능수능란한 솜씨(많이도 해보신 솜씨 같더군요)로 감자 갈고, 감자에 밀가루

조금 뿌리시더니 반죽하여 감자전을 만드시고, 그사이 밥솥에는 따끈한 밥이 다 되어 내어 오십니다.

맛나게 밥과 감자전을 먹고,. 이번에는 관재님 농장의 작물을 앵벌이 합니다.

 

ㅁ 저는 푸른 식용박을 심어 몇개 따긴 했지만,.. 어떻게 먹을 방법을 몰라서 죄 버렸는데?! 

※ 구즉의 선생님은 관재님 농장 가장자리에 주렁주렁 달린 박을 보시고는 이 맛난 걸 왜 안먹냐고?!  이렇게 맛난 것을 거냥 쇠게 하냐고

    하시면서 저와 함께 박따기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적당히 영글은 박을 골라서 칼로 쪼개어 내부에 씨가 들어 있는 부분을 손으로 뚝 잡아 떼어 내고,. 그런후 껍질부분을 칼로 잘라내면

    이렇게 하얀 속살만 나옵니다.

    요걸 애호박과 같이 새우젖 넣고 지져 먹어도 정말 보들보들한게 맛있고, 국에 무우 대신 넣어도 시원하고 맛있다고 하시며 직접 다듬는

    법을 가르쳐 주셔서 조금 얻어왔습니다.

    주말에 옆지기가 바빠서 조리도 못하고 집에 두고 출근 했는데, 요걸 어떻게 해 먹었을까 궁금합니다.

    ㅎㅎㅎ.. 올해 푸른 식용박 몇덩이 심어 보고 내년에는 심지 말아야지 생각했는데, 생각이 화악 바뀌었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이 심기로

 

ㅁ 올해 우리밭 고구마는 수확난망! ... 관재님 밭에서 앵벌이한 밤 고구마! 

※ 고구마 농사가 너무 잘 되었습니다.

    그냥 호기심에서 뿌리가 얼마나 들었는지 한뿌리 캐 보려고 했는데,. 관재님께서?!  아아니~~ 고구마를 캐 놓고 그냥 놔두면 어케

    하냐고 하시며 비닐 봉지에 싸주십니다.

 

올해 처음으로 좌충우돌식 농사를 시작한 후에 좋은 이웃 분들을 만나서 늘 이렇게 신세만 지고 삽니다.

내년에는 올해의 시행착오를 좀 만회해서 저도 우리밭에 오시는 이웃 분들에게 뭔가 좀 나누면서 살아야 할텐데,.. 내년에는 잘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