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조류) & 애완동물

일생이의 남벌(남쪽 정벌)기

주말농부 2006. 4. 17. 15:19

토요일 오후 부랴부랴 종이 상자에 일생이(2월달 자작부화기로 유일하게 부화에 성공한 넘)
와 천홍이 3남매를 담고,.그리고 인근 부화장에서 부화 2주된 조금 자란 오골계 병아리
10마리를 따로 종이상자에 담아 담양의 처가로 내려갔읍니다.

 

※ 남도 땅의 누나 암탉들을 정복한 우리집 일생이(숫탉의 카리스마가 조금씩 엿보이죠 ^^~)  

    담양으로 떠나기전 종이상자 안에서 뭔가 골돌히 생각하고 있는 일생이의 모습 

 

작년봄에 오골계, 육계 병아리 20마리를 사다 드렸다 가을, 처갓집 가족모임 행사에 잡아서
맛있게 먹었던지라, 이번 봄에도 병아리를 가져 간 것입니다.
장인어른이 짓으 놓은 엉성한 계사는 맘에 안들고, 깔끔하면서도 튼튼하고, 오래 닭을
키울수 있는 계사를 지으려고 했지만,. 시간만 많이 걸리고, 계사를 다 짓지도 못하고
일요일 늦게 철수를 해야 했읍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우리집 일생이의 남벌기는 이렇습니다.
장모님이 계란이라도 좀 빼먹겠다고 육계 암탉을 4마리 사다 키우고 계셨는데,. 제가 가져간
오골계 병아리는 아직 너무 어리고, 추위를 타서 닭장에 함께 들이지 못하고 당분간은 큼지막한

골판지 상자에서 키우다 닭장이 완성되면 넣기로 하고,. 우선 일생이와 천홍이 3남매를 장인

어른이 만드신 닭장에 육계 암탉들과 함께 넣어 줬읍니다.

 

※ 제가 추진하는 닭장은 높이 1.8m, 길이 4m, 폭 1m로 해서 4종류의 닭을 수용하는 닭장입니다.

왕따라는게,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고, 동물의 세계에는 더욱더 심하게 느껴지더군요.
망나니로 자란 일생이(아파트 베란다를 휘젖고 다니고, 수시로 탈출하여 건조대를 타고 다니고)

닭장에 들어가자 마자 먹이통 옆을 기웃거리자 덩치큰 암탉 한마리가 달려들어 군기를 잡으려

하고, 잠시 얼떨떨해 하던 일생이 곧바로 응징에 들어가 30여초간(^^) 치열한 닭 싸움을 하고..

암탉이 꼬리를 내리고 도망치자 이번엔 다른 암탉이 달려들자 또 다시 싸움이 시작되고,..

일생이를 두고 암탉들이 차례로 달려들어 봤지만,. 베란다 칸막이를 넘나들고, 높은 건조대를

타고 놀면서 다져진 강한 체력으로 자기보다 덩치가 1.5배나 되는 암탉들의 도전을 모두 제압하고

남벌에 성공하자 천홍이 3남매도 일생이를 따라서 용기백배 암탉들을 닭잡듯이 물고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이상한게?! 사람의 심리더군요.


처음에는 장모님이 덩치작은 일생이와 천홍이 3남매를 닭장에 넣으면서 큰 닭들에게 쪼이고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하시며 캄캄한 밤에 살짝 들여다 놓자고 하시다가 불과 1시간 사이에

모든 상황이 역전되고, 키우시던 암탉들이 기를 못쓰자 일생이를 엄청 미워하시더군요 ^^~
이런 재미에 닭싸움을 시키는 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미운털이 박힌 일생이는 앞으로
우리 장모님댁에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르겠읍니다만, 건강하고 튼튼한 장탉으로
성장하여 암탉들을 거느리며,.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 천홍이 3남매는 아주 귀한 닭이라 장인어른, 장모님께 거짖말을 하고,. 잘 키워야 한다고

    신신 당부를 드리고, 잘 키워 달라고 닭 사료값으로 15만냥을 용채겸 해서 드리고 왔는데....

    벌써부터 일생이와 천홍이 3남매 소식이 궁금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