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박 맛보기
요즘 단호박이 맛있는 제철입니다.
올해는 다른 작물의 경장면적(특히 봄감자등)을 줄이고, 즐거운 주말농장 영농을 위해 단호박 구덩이를 6개 파고, 퇴비를 넉넉하게 넣은 후
12포기의 단호박을 키웠습니다.
호박이 많이 달리기를 기대했으나,. 5월 중순 줄기가 뻗어 나가면서 하나씩 호박이 달렸습니다.
그리고 1차 달린 호박이 익어 갈 무렵 다시 줄기가 분기되면서 호박이 달리기는 하는데,. 아마도 1차 달렸던 호박보다는 잘잘한 호박이
달리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1차 달린 열두개의 호박중, 성급하게 하나 따다먹고(제대로 익지 않아서 단호박이 아니었슴), 그런 후에 호박의 표피를 손톱으로
눌러봐서 손톱 자국이 나지 않는 시점에 밭에 나갈 때 마다 하나씩 따다가 안산의 후배들에게 나눔을 했습니다.
12포기 심은 단호박에서 지금까지 아래 사진의 호박까지 집에 따와서 먹은게 3개, 안산의 후배들에게 나눔한게 3개, 큰형님댁
놀러가면서 제일 큰걸로 하나 따다 드렸으니? 남은 것은 5개 정도가 있어야 합니다.
요즘 집에 돈을 벌어다 주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옆지기 심기도 불편하고 해서 잘익은 단호박을 하나 따다가
주말에 영양밥을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우선 잘 익은 단호박 꼭지부분을 따내고( 단단하여 잘 잘라지지 않습니다. 칼로 꼭지부분 따실때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속에 들어 있는 씨앗은 손으로 씨앗만 살살 긁어 냅니다.
참외도 그렇지만, 단호박도 씨앗을 감싸고 있는 속살에 단맛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즉! 호박씨 이외에는 모두 먹는 것이라, 괜히 숫가락으로 깨끗하게 파내는 수고와 낭비를 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찹쌀과 백미, 수확한 옥수수를 까서 함께 넣고 씻어서 충분하게 불려 놓습니다.
저녁에 옆지기와 먹을 단호박 영양밥을 오전부터 혼자서 주방을 왔다갔다 하며 낑낑 댑니다.
냉장고 안에 있던 마른 대추는 씨앗을 빼내고 불려 놓고, 밤도 까서 손질해 놓고, 완두콩도 몇개 넣고.. 부족하나마 있는 재료로 최선을(^^)
씨앗을 파낸 호박 속에 불려둔 재료들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런데, 처음 해보는 재료 준비라 호박속을 가득 채우고도 영양밥 재료들이 꽤 많이 남네요.
할수 없이 이건 따로 작은 냄비에 영양을 짓습니다.
압력밥솥에 옆지기의 코치를 받아가며 꽤나 오랜시간 졌서 뚜껑을 열어보니 나름 먹음직 스럽게 보이기는 합니다만,.
밥알과 옥수수등이 설익은 것 같은 느낌고, 불린 찹쌀과 맷쌀이 물이 없이는 작 퍼진 밥이 되지를 않았네요.
옆지기 눈치를 슬슬보며 단호박 영양밥을 식탁에 꺼내 놓고 칼로 잘라서 접시에 담아 주었더니 호박을 먹어보고는 맛있다며 화색이 돌다가??
안에 밥을 먹어보더니 설익었다며 밥은 꺼내어 죽을 끓여야 되겠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눈을 흘기며,. 단호박 영양밥 레시피가 뭔가 잘못되었다며! 안에 들어간 밥재료가 충분히 익고 뜸을 들이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요건 인터넷으로 나중에 검색해 봐야 겠습니다.
아뭏튼, 단호박 영양밥은 절반의 성공으로! 저녁은 둘이 단촐하게 앉아서 단호박으로 떼우고, 단호박 속 바닥쪽에 밥은 그래도 먹을만
하여 아래에 있는 밥만 저녁으로 먹었습니다.
마지막 사진의 단호박 영양밥 보시게엔 맛있게 보이지 않는가요? 아뭏튼 옆지기에게 큰 점수는 못받았지만, 호박은 달달하고 맛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