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처음 예초기 가동
생각보다는 흐린 날씨에 그다지 덥지 않은 토요일이었습니다.
일찍 아침을 먹고, 예초기를 오랬만에 꺼내어 차에 싣고 1.8리터 생수병에 찬물 담고, 신탄진 농협에 들려 담금주용 30도 소주와 빵, 그리고
점심겸 간식으로 우유를 사서 밭으로 나갑니다.
밭에 도착하니 뭔가 모르게 허전합니다 (^^)
이론! 신탄진 농협에 들려 고추묶을 끈을 사온다는게, 먹을 것만 사고는 그냥 밭으로 와버렸습니다... 요즘 기억력이 이렇습니다.
밭에서 농협 영농자재 판매하는 곳까지 그다지 멀지는 않지만, 다시 가기는 내키지가 않고, 아무래도 다음주에 노끈을 사다가 묶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다행이도 이웃 텃밭의 아주머니가 남은 노끈을 좀 주셔서 대충 둘러 묶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부터 고된 농사와 잡초와의 전쟁에서 좀 편하게 텃밭을 즐기려고 농사 면적을 많이 줄였습니다.
그리고 초봄에 호박 구덩이를 12개쯤 파서 단호박을 심으려고 했는데, 그마져도 게을러서 겨우 6개의 호박 구덩이를 만들고
각 구덩이마다 단호박 씨앗을 2립씩 넣었지만, 일부는 초봄 가뭄으로 발아가 안되어 다시 씨앗을 넣기도 하고,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이제 제법 호박줄기가 뻗어나가 단호박을 매달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별로 수확물도 없고, 호박줄기를 유인해 주면서 그중 가장 먼저 달린(굵어진) 단호박을 하나 수확했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에 생각을 더한 결과 다른 작물의 경작면적을 줄이고 단호박을 심기는 잘 한 것 같습니다.
다른 작물과는 달리 잡초 관리도 쉽고, 수확물을 나누기도 좋은데다 저장성도 좋아서 이만한 작물이 없을 듯 싶습니다.
고추고랑과 야콘 심은 헛골에도 풀이 장난아니게 무성해지기 시작합니다.
예초기로 풀을 깍아 봐야 얼마나 가겠냐만, 그래도 예초기를 둘러매고 왔으니 풀들을 좀 괴롭혀 보기로 하고 잡초를 밀고 또 밀어 봅니다.
경작 면적을 확줄인 감자는 올해 완전 망했습니다.
초봄 마른 땅에 비닐 멀칭하고 감자를 심었더니?! 결국은 감자 꽃도 하나 피우지 못하고 이렇게 시들고 말라 버렸습니다.
찢어진 하우스 뒷편에 울금, 생강, 토란을 심은 곳입니다.
올해는 묵은 울금 구근을 버리지 않고 보관했다 심었더니 의외로 싹이 굵게 잘 나왔습니다.
울금의 활용을 못해서 많이 심을 필요가 없겠다 싶었는데, 술을 담으면 좋다기에 올해도 작년 만큼 심었습니다.
생강도 조금 심고, 토란은 작년의 절반 정도로 양을 줄였는데, 이곳은 밭의 다른 곳 보다 수분이 많은 곳으로 토란이 자라기에는 좋은지?
이웃보다 초기 생장이 좋아서 이것만 해도 우리집 소비량에 비하여 넉넉할 것 같습니다.
하우스 안에 삼목하여 내버려둔 머루입니다.
거름기도 없는 찢어진 하우스 한켠에서 그래도 잘잘한 머루를 달고 있네요.
이놈은 옥천쪽에 주말농장을 하는 지인댁으로 시집을 보내려고 합니다.
가까이에서 고추와 야콘 생장상태를 폰카에 담아 봅니다.
오늘도 좀 굵은 풋고추는 죄다 따왔습니다. 이무렵 따온 풋고추는 약간 매운맛이 들기 시작하는 시기로
된장에 찍어서 생으로 먹기에 아주 좋네요.
텃밭의 이웃께서 사용하고 남은 고추 지지끈을 나눔해 주셔서 오후 늦게 1차 고추 지지끈을 둘러치고 옆으로 쓰러진 녀석은
일으켜 세워 묶었습니다.
걱정이 되는 것은? 소독이나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다보니? 풋고추에 벌레먹은게 조금 보이고, 진딧물이 한두마리 보이기
시작하는데,. 우선은 그냥 두어보고 다음주 진딧물이 좀더 많이 보이면 마요네즈 물에 타서 뿌려야 겠습니다.
복분자는 오늘이 3차 수확으로 이제 덜 익은 복분자는 거의 없습니다.
복분자 수확이 끝나면 묵은 줄기는 전정가위로 모두 잘라내고 햇가지를 굵게 잘 유인해서 키우려고 합니다.
그동안 따온 복분자는 작은 유리병에 황설탕 사용하여 차곡차곡 효소를 담았습니다.
자잘한 떫감이 달리는 감나무에 올해는 많이도 감이 달렸습니다.
좀 큰 감이 달리는 나무는 시름시름 앓다 원인도 모른체 고사해 버렸고, 이녀석이 우리밭에 제일 큰 감나무 입니다.
비닐 하우스 안에 말려둔 쪽파 입니다.
양파수확하고 마늘 수확한 고랑은 풀이 자라지 않도록 비닐을 덮어 두었는데,. 한여름이 지나면 가을에 먹을 쪽파를 1차 심고.,
그런후 내년에 먹을 쪽파를 넉넉하게 심으려 합니다.
그런데 자주색이 나는 이 파종류는 뭔지 모르겠습니다.
윗쪽 영농회장님 댁 복숭아 과수원에 갔다가, 주시기에 받아 왔습니다만, 뿌리쪽에도 굵은(쪽파보다 큰) 알뿌리가 달리고 줄기위에도
이렇게 굵은 주아가 달리는 녀석인데, 주로 열무김치 담을 때 갈아서 넣으면 시원한 맛이 나고 좋다고 하네요.
산마늘은 꽃이 지고 씨앗이 영글어 갑니다.
그런데 씨앗 쪽에 뭔가 맛있는 성분이 들어 있는지? 잡다한 벌레들이 많이도 붙어 있네요.
내버려둔 아피오스는 온 밭을 점령할 기세입니다.
예전에 아피오스 꽃으로 효소를 담아둔게 (한 3년은 된 듯) 어딘가 있을 텐데?!
밭에 들리면 장미꽃 향기와 같은 아피오스 꽃향기가 은은하게 퍼져 나와 좋긴 한데,. 너무 잡초처름 번지니 슬슬 머리가 아픕니다.
감자를 몇개 수확해 봤습니다.
에고 씨감자는 저렇게 큰 걸 심었는데,. 달린 것들이라고는 큰게 계란 크기네요.
올해 감자 농사는 쫄딱 망했습니다 (^^)
오늘 예초기를 사용하면서 엄청 힘들었습니다.
조금만 회전수를 올리면 심하게 날이 떨려서 애를 먹었는데,. 아무래도 날쪽에 베아링이 들어 있는지?!
베아링이 들어 있다면 베아링이 나간 것 같습니다.
예초기 구조가 간단하니 다른 부분에서 진동이 발생 할리 만무하고 날쪽에 뭔가 이상이 생긴 것 같은데,.
국산도 아니고, 아무래도 대전역앞 농기계 부품 판매점에 들고 가서 같은 규격의 베아링을 사다가 교체를 해야 될 듯
싶네요..... 이제부터가 진정한 풀과의 전쟁인데!!